"한계는 없다"…'베를린 스페셜올림픽' 빛낸 발달장애 선수들

입력 2023-06-26 14:49   수정 2023-06-26 14:50


세계 최대 규모의 발달장애인 스포츠 축제인 ‘2023 베를린 스페셜올림픽 세계하계대회’가 2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문에서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에는 총 190개국에서 9000여명의 발달장애인 선수가 26개 종목에 참가해 선의의 경쟁과 감동의 대결을 펼쳤다. 대한민국은 12개 종목에 150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총 64개의 메달(금메달 25개·은메달 23개·동메달 16개)을 획득했다.

국가별 순위는 알 수 없다. 스페셜올림픽은 경쟁보다 화합과 공존의 가치를 추구하기 때문에 국가별 순위를 발표하지 않는다. 결과에 상관없이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으며 대회에 참가한 자체가 도전이었다.

1981년생부터 2008년생까지 다양한 연령대와 각지에서 모인 한국 선수들은 낯선 환경에서 약 2주간의 단체 생활을 행해야 했다. 가족을 향한 그리움에 눈물을 보이거나 돌발 행동을 하는 등 각양각색의 특징을 가진 선수들은 적응에 어려움도 물론 있었지만 경기장에서는 눈빛이 180도 바뀌었다.

역도장에서는 한국 선수를 향한 이례적인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기립박수를 받으며 역도장에 입장한 강원호는 팬들이 환호하는 분위기에서 데드리프트 270kg를 번쩍 들었다. 강원호는 역기를 내려놓자마자 관중들을 향해 큰 절을 올렸다.


김형락은 역도 종목에서 엄청난 기록과 예의 바른 성격을 지닌 선수다. 스쿼트 275kg, 벤치프레스 120kg, 데드리프트 285kg로 종합 첫 번째 승리자를 기록해 장내 아나운서는 김형락을 “코리안 젠틀 몬스터!”로 소개했다.

발달장애인(스페셜 선수)과 비장애인(파트너 선수)이 함께하는 통합 스포츠 종목의 여정도 아름다웠다. 남자 3 대 3 농구는 디비전 최상위 그룹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힘을 합해 값진 은메달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결승전에서 앞서 나가는 쿠바가 아닌 한국 선수들을 응원하는 관중의 목소리로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탁구장에서는 박채유가 경기 도중 갑자기 점수판으로 다가가 직접 본인의 점수를 내리고 상대의 점수를 올렸다. 박채유는 “분명 내가 친 공이 아웃이 됐는데 심판이 나에게 점수를 잘못 줬다”며 “비록 경기는 밀리고 있었지만 점수를 직접 정정하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심판들과 관중들은 진정한 스포츠맨십을 선보인 박채유를 향해 ‘최고’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이들의 도전은 혼자가 아닌, 함께여서 이룰 수 있었다. 선수들의 곁에는 항상 지도자가 함께였다. 경기할 때는 물론, 생활할 때도 많은 지도가 있었기에 선수들이 빛을 발할 수 있었다.

백강희 여자축구 국가대표 코치는 “우리 선수들은 한결같다. 언어와 문화의 장벽은 선수들에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들이 소통하는 방법은 순수함과 한결같은 마음이며 그것은 세상과 소통하는 막힘없는 길이다. 끝없이 세상과 소통하길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이어 “당신은 언제, 어디서나 첫 번째 승리자가 될 수 있다!”라며 선수들의 앞날을 진심으로 응원했다.

경기장 안팎에선 1만800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힘을 보탰다. 오직 스페셜올림픽 자원봉사를 위해 한국에서부터 온 학생도 더러 있었다. 각국에서 온 자원봉사자들은 한국 팀을 향해 “안녕하세요”라며 반갑게 인사하기도 했다.

이용훈 스페셜올림픽코리아 회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 선수들이 보여준 포기하지 않는 열정은 감동 그 자체였다. 스페셜올림픽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며 "앞으로 자신들의 미래를 위한 값진 경험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발달장애인들이 다양한 스포츠와 문화의 기회를 향유할 수 있도록 사회 전체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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